withmej12 2011. 3. 1. 16:47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무슨 소리든 내보라 내보라고

조르는구나

 

시냇물 소리도 우리더러

지껄이라 그러는구나

 

아,

젊은 아이들은

다시 한번 새옷을 갈아입고

새 가방을 들고

새 배지를 달고

우리 앞을 물결쳐

스쳐가겠지...

  

그러나

3월에도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

 

 


 


 

 

3월에 - 이해인

 

 

단발머리 소녀가
웃으며 건네준 한 장의 꽃봉투
새봄의 봉투를 열면

 

그애의 눈빛처럼
가슴으로 쏟아져오는 소망의 씨앗들

 

가을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
따뜻한 두 손으로 흙을 만지는 3월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
새벽 바람이고 싶다

 

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꽂는
연두색 바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