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2/계절의 신비로움

9월의 시 - 문병란

withmej12 2011. 9. 1. 11:27

 

 

 

 

 

 9월의 시 - 문병란      

 

 

  9월이 오면


  해변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된다

 

 


  나무들은 모두


  무성한 여름을 벗고


  제자리에 돌아와


  호올로 선다

 

 

 

  누군가 먼길 떠나는 준비를 하는


  저녁, 가로수들은 일렬로 서서


  기도를 마친 여인처럼


  고개를 떨군다

 


 

  울타리에 매달려


  전별을 고하던 나팔꽃도


  때묻은 손수건을 흔들고


  플라타너스 넓은 잎들은


  무성했던 여름 허영의 옷을 벗는다

 

 


  후회는 이미 늦어버린 시간


  먼 항구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되고


  준비되지 않은 마음


  눈물에 젖는다

 

 

 

 


 

 

 

구월이 오는 소리

 

 

 

 

그토록 화려한 햇살

 

오는 계절에 무너지고

 

빨갛게 다가오는 가을의 향기

 

 

 

풀벌레 울음 소리에

 

고향집의 애달픈 향수

 

밀려오는 진한 그리움

 

 

 

돌아서 가던 길 멈추고

 

저미는 쪽빛 하늘아래 서 있는

 

코스모스 닮은 여린 미소

 

 

 

높고 푸른 하늘을 향한

 

환한 모습으로

 

향기로 가득 채운 가을사랑

 

 

 

초록빛

 

조금씩 퇴색 되어가고

 

무성했던 들녁도 황금빛으로

 

가을을 익힌다

 

 

 

무르익은 희망

 

풍성한 꿈으로 가는 가을의 길목

 

 

뜨락에 나가 가슴을 열어

 

구월이 오는 소리에

 

귀 기울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