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 류시화
소금이
바다의 상처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금이
바다의 아픔이란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상의 모든 식탁위에서
흰 눈처럼
소금이 떨어져 내릴 때
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눈물이 있어
이 세상 모든 것이 맛을 낸다는 것을...
물과 소금은
서로 다른 성격이지만
알고 보면 친한 사이이다.
잦은 만남과 이별하지 않고
고귀한 만남으로
둘은 빈자리를 채워주길 원하며...
서로는 언제나 함께 함에
식탁위의 간을 맟춰 주는
하나의 의미이다.
만남이 싱거우면 소금이 되어
짜면 물이 되어
서로를 영원까지 찾아 주는
아름다운 물과 소금의 만남처럼...
친구의 만남도
서로의 부족한 자리를 채워주는
필연의 만남이길 소망해본다.
소금 같은 사람
설탕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있고,
소금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설탕같이 일을 하는 사람이 있고,
소금같이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
설탕같은 삶을 사는 사람이 있고,
소금같이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모든 바닷물에는
소금이 들어 있듯이 우리 마음의 바다에도
소금이 많이 들어 있다.
내 안에 있는 소금으로 사람들의 이야기에 맛을 내고,
사람들의 사랑에 맛을 내고,
사람들의 이름에 맛을 내도록 하자.
설탕같이 달지만 해가 되는 이웃이 되지말고,
소금같이 짜지만 덕이 되는 이웃이 되자.
설탕같이 맛을 잃게 하는 사람이 되지말고,
소금같이 맛을 내게하는 사람이 되도록하자.
설탕은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소금은 없으면 큰 일 난다...